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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회고

2023년 회고

매년 인스타그램에 #best201n, #best202n이라는 태그로 한 해를 돌아보며 짧은 글을 썼었는데, 올 해부터는 정성을 들여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짧게 글을 쓰다보니 사건들만 나열하게 되어, 그 안에서 느낀점들과 내 생각정리를 충분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족: 따로 또 같이, 첫 사계절

2023년은 결혼 후 남편과 보낸 첫 한해이다. 결혼해서 보내는 신혼생활은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블로그 첫 글의 첫 토픽으로 적어본다.

'따로 또 같이'라는 소제목처럼 우리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따로 잘 해내기도하고, 함께 행복을 누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결혼 준비시절에도 남편이 주거와 가전, 가구를 맡아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주었고 나는 결혼식을 위한 준비, 신혼여행, 양가 이벤트 준비 등을 맡았던 것처럼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서로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은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 자연스럽게 가계가 돌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올해 가장 상징적인 분업 이벤트는 '장관 임명식'이었다. 9년반 재직 했던 직장에서의 퇴직금을 가계에 보태면서 자연스럽게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 되었다. 한 달간 각자의 수입을 합치고 정해진 예산안에서 소비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재테크를 잘하는 주변인들을 보면 부럽기도하고 그 방법을 알아내고 싶지만, 조금 늦더라도 우리의 시기에 맞는 때가 있겠다 생각하고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민하게 경제 트렌드는 파악하여 가계에 도움이 되어야지! 기획재정부장관으로써 부담이 크지만, 우리집 국토교통부 장관님께서도 열일 해주시고 계시니 열심히 해나가보자😄

가족구성원간에(아직 2명 뿐이지만) 함께하는 취미 활동이 늘어났다. 유산소보다 웨이트를 100배 정도 더 좋아하는 남편이 러닝을 시작했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 도시의, 자연의 풍경을 보며 함께 뛰는 것이 너무나 큰 행복이다. 10k마라톤도 함께 참가해서 중간에 쉬지 않고 서로를 응원하며 뛰었다. 물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추억을 쌓기 위해 나는 새로운 회사 입사 전에 '프리다이빙'을 배웠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도 있고 수영도 할 줄 알았지만,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너무 불안 했었는데 이제는 깊은 물도 많이 적응이 되었다. 필리핀 따듯한 바다에서 열대어들과 프리다이빙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다. 최근에 함께 하는 스포츠는 골프인데, 우리 둘 다 배운지 몇 주 안되었지만 주말 아침에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치는 스크린 골프가 정말 꿀잼이다. 나는 소박하게나마 목표를 정해야만 꾸준히 할 수 있는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에 2024년 첫 라운딩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남편과 여행을, 운동을, 산책을,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행복했고, 이 행복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또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함께한 순간
프리다이빙
2023년의 기억들 — 함께 보낸 시간들

함께 했던 2023년을 생각하면 즐거움 뿐인 기억을 선사해준 남편에게 이 영광을. 추후 함께할 가족 구성원에게도 이 기쁨을 같이 누리게 해주자. 생각해보니 러닝, 수영, 골프를 같이 하기 까진 조금 시간이 걸릴테니 그때까진 지금의 둘이 함께 하는 행복한 기억들을 잊지 말도록 하자!

커리어: 이제는 지식 소비자에서 지식 생산자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만 10년이 되었다. 더 이상 한자리가 아닌 두 자리 수의 사회생활 연식이 주는 압박감이 있다. 무슨 일을 만나던간에 '음 잘 모르겠어요'가 아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요'라는 해답을 내려주어야 할 것만 같다. 10년의 기간은 딱히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지 않았어도 사회생활에서의 내공이 쌓이기 충분한 기간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도 이제는 지식 소비자보다 지식 생산자로서의 포지션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다.

10년간 대형 e커머스 시스템도 다뤄보고 연구 조직에서 신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도 만들어보고, 사업팀에서 신기술 프로덕트로 사업화까지 해보았다. 10년 전 신입 사원이었던 내가 현재의 모습을 그리며 달려오진 않았지만, 바랐던 사회인의 상에 조금은 가까운 것 같아 뿌듯하다. 10년 간의 회고는 다음 편에 담아보고, 올해를 다시 돌아보자면 몸담고 있는 커리어의 산업군을 바꿨다는 것이 가장 큰 사건이다.

올해를 다시 돌아보자면 몸담고 있는 커리어의 산업군을 바꿨다는 것이 가장 큰 사건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보기 시작한 지 5년 정도 지났는데, 5년 동안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을 잘 유지하고 있는 프로덕트로 ICO를 진행한 메인넷, 거래소, 스테이블코인(지급결제), 블록체인기반 게임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반짝 흥했던 NFT가 있지만,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게임을 제외하고는 금융산업군이 블록체인과 잘 맞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은 이전 회사에서도 지속적으로 했었다. 올해 운좋게 산업군을 바꿀 기회가 있었고, 2019년 즈음에 이동했다면 너무 빠른 시기였겠지만 블록체인이 어느 정도 성숙해진 이 시기에 이직을 하게 되어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대소사가 사실 타이밍이 중요한 데, 내가 금융산업에 몸담는 기간과 내가 보유한 기술이 꽃피는 시기와 맞아 들길 기대한다.

올 해 나는 9년반 만에 인생 처음 이직을 하였다. 이전 회사에서는 3~4년에 한 번씩 직무를 바꾸거나 팀을 옮기면서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이직에 대한 니즈는 없었는데, 올해 직무를 더 깊이있게 발전시키고 싶었지만 환경이 여의치않아 이직을 하게 되었다. 올해 초부터 안정되지 못하는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환경은 환경, 나는 나’ 너무 몰입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에 직무관련 공부나 더 많이 할 껄 하는 후회도 있다. 그래도 느낀점은 에이미 에드먼슨이 말하는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조직의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경험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젠간 맞닥뜨려야 하는 사건 이었을 텐데 여러모로 좋은 타이밍에 맞이한 것 같다.

이직을 통해서 나는 커리어를 새삼 길게 보게 되었다. 회사 생활이 아니여도, 경제활동, 사회활동은 앞으로도 몇 십년 이상 해야하는데 회사라는 뒷배가 없이도 나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옛날부터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던 얘기지만 역시 직접 경험해봐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아직 10년 후, 20년 후의 명확한 목표나 계획은 없지만 지금까지 보내온 10년처럼, 다가오는 10년을 보내다보면 또 다른 나를 위한 기회들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스티브잡스가 말했던 'connecting the dots'처럼 새로운 점도 만들어보고, 점과 점을 연결해본다면 단단해진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10년이 훌쩍 넘어, 너무 클리셰적인 connecting the dots이지만 커리어 여정에 이만한 지침사항은 없는 것 같다. 10년 후의 명확한 계획은 없지만, 분명한 게 하나 있다면 이전에는 멋져보이는 타인들을 따라하기 바빴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나만의 리더십을 찾는 일에 힘을 더 두고 싶다.

마지막으로 올 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블록체인 학회 활동을 진행한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블록체인도 기업에서만 접근 가능한 Permissioned Blockchain,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Public Blockchain으로 나뉘는데, 학회활동을 통해서 회사밖의 퍼블릭 블록체인 변화들을 접하고 내부에 적용해 볼 수 있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시간을 할애하고, 발표가 있으면 약 한달 정도의 발표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고통에 즐거움이 있다.(변태인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테크분야는 외부에서 일어나는 기술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팔로우업하고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의 고민을 평생해야하는 것 같다. 이전에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의 생각이 컸다면 이제는 조금이나마 습관으로 체득된 것 같다. 집단지성의 힘도 너무나 강려크하고.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고 보니 아직은 커리어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내년엔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서적이나 자격증 공부를 통해 매크로에 대한 기본기도 탄탄히 다지고 싶다.

ERC-6551 특징과 사례
RWA in a Bear Market
Decipher 학회 발표

새로 시작해 낸 일들: 작은 목표가 있어야 추진력이 생긴다

가정과 사회생활을 제외하고 올 해 개인적인 성취로는 라이센스가 2개나 생긴 것이다. 이름 하야 'Driver's license' 와 'Freediver's license'! 운전과 프리다이빙 모두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기 전 휴식기간에 배우고 취득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지만 취득후의 뿌듯함이 남다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실천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운전면허 같은 경우에는 '남편 회사 데려다 주기'가 실천목표였고, 프리다이빙의 경우에는 '필리핀 보홀(Bohol) 여행 전 프리다이빙 자격증 취득'이었다. 결과적으로 둘 다 처음 계획한 일정에는 맞추지 못하였지만 (남편 회사 데려다 주기는 남편없이 도로연수로 다녀왔고, 프리다이빙 자격증은 보홀 여행 이후에 취득했다.) 실천 목표가 있어야 날씨가 궂고, 몸이 피곤하더라도 배우러 갈 수 있는 추진력이 생기는 것을 알게되었다. 뿌듯함은 덤.

앞서 언급했던 '지식 생산자'로써 활동을 하기 위한 실천목표는 각각 주제에 맞는 플랫폼을 개설하고 첫 글을 쓰는 것 이었다. 기술 글은 Medium에, 일상의 영상은 YouTube에 첫 포스팅을 하였는데 작은 실천 목표였지만, 그 것을 이룸으로써 오는 성취감이 커서 다시금 도전하게 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을 일으켰다. 내년부터 조금씩 축적해 나가면 10년 뒤에는 내가 걸어온 인생의 방향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신입시절 읽었던 연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라는 책에서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장기적으로 연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독서와 여행을 뽑았다. 독서가 간접경험을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입체적인 방식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2023년에 읽었던 책은 아래와 같다.

2023년에 읽은 책

올해는 읽기에만 머물렀지만, 내년엔 책을 읽은 후에 블로그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은 후에 휘발성으로 날려도 상관없는 책도 있고, 평생 곱씹어야 하는 책도 있어서 읽은 모든 책을 기록하기는 어렵겠지만 분기별 최소 1개씩 이라도 잘 정리해두자. 올 해의 책으로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꼽고 싶은데, 책의 분량이 엄청난 것도 한 몫 하지만 톨스토이의 분신인 주인공 ‘레빈’의 사랑, 직업, 가족에 대한 생각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글을 보면서 나도 내가 보내고 있는 시절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기록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의 아이가 인생의 고민을 상담할 때, ‘원래 다 그런거야’ 보다는 ‘엄마도 그 시기에 같은 고민을 했었어’ (뒤적뒤적, 블로그 글을 보여줌) 30대에 내가 했던 고민들이 기억보다는 기록일 때 더 명확하게 남을 것 같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혹은 해결하지 못하고 해소가 안되었더라도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 여기 제일 가까운 사람이다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

또다른 연봉상승의 변수인 여행에 대해 적어보면, 올해 여행은 2월 홍콩, 6월 스위스, 10월 필리핀 보홀에, 국내로는 남이섬,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산에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이 8할 이상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이 8할 이상인 것 같다. 올해 모든 여행지를 남편과 함께 했어서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면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남편 이외에는 홍콩에선 20년지기 친구인 민지 부부와 식사를 했고, 스위스 여행에선 현지 스위스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국이 아닌 지구의 다른편에서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신기한 자극도 되면서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구나 느끼기도 한다. 모두다 비슷한 고민을 갖는다면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더 중요한 건데, 그럴 때마다 에드워드 소프의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라는 책에서의 맺음말이 떠오른다.

무엇을 하든 인생을 즐기고, 인생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즐기며, 자신에게서 기인한 좋은 것을 다음 세대를 위해 남기기를 바란다.

에드워드 소프,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희한하게 위의 문구는 회사생활을 할 때는 떠오르지 않다가, 여행을 하면 문뜩 '아 그래 중요한건 승진이 아니지, 경쟁이 아니지, 연봉인상이 아니지'라는 생각과 함께 떠오른다.

2024 키워드: 기록, 건강, 영어

쓰고 보니 신앙 생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깨달았다. 반성하며 내년엔 영적으로 조금더 성장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내년의 키워드는 기록, 건강한 신체, 영어이다. 한 해의 회고를 한번에 적으려니 분량이 너무 길어져 내년엔 분기별 회고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엽산을 먹기 전까지 건강관리도 잘하기로 하고, 사실 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블록체인 행사인 consensus2024에 참석할 계획인데, 네트워킹을 위해 미리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두어야겠다. 컨퍼런스 관련해서 어떤 실천 목표를 세워볼지도 생각해 두어야지.

써 놓고 보니 2023년의 분량이 제법 된다. 블로그를 빨리 시작할 껄. SNS에 적어두었던 사건들의 나열보다 한 해가 더 풍요로워 지는 것 같다. 꾸준히 잘 이어나가 보자!